유전자 변형 ‘형광 물고기’ 브라질 하천에 ‘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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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출처 : 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1031497.html

 

유전자 변형 ‘형광 물고기’ 브라질 하천에 ‘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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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등 아래서 다양한 빛으로 반짝이는 유전자 변형 제브라피시. 미국 등에서 관상용으로 널리 팔린다. 게티이미지뱅크

해파리와 말미잘 등에서 얻은 형광 단백질 유전자를 넣어 만든 유전자 변형 ‘형광 물고기’가 브라질 남부 하천에 서식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두운 곳에서도 자외선을 받으면 빨강, 초록, 파랑 등 다양한 색깔로 반짝이는 이 물고기는 미국 등에서 상업화해 관상용으로 널리 기르지만 하천에서 번식 집단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안드레 마갈리오이스 브라질 상 주앙 델레이 연방대 생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신열대 동물 및 환경 연구’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브라질 남동부 파라이바 도 술 강의 5개 지류를 대상으로 2017∼2018년 동안 조사한 결과 한 지류에서 최대 58마리의 유전자 변형 제브라피시를 채집하는 등 광범하게 서식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붉은빛과 초록빛을 내는 이 물고기는 강 상류의 실개천에서 발견됐는데, 이 지역은 브라질 최대 규모의 관상어 양식 센터가 들어선 곳으로 350개 양어장이 4500개의 양식 연못을 운영한다. 연구자들은 “양식 연못은 개울에서 1∼6m 떨어져 있지만 배수구에 물고기의 탈출을 막을 거름막 시설이나 저류지 등을 전혀 갖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브라질 남동부의 대서양 연안 열대림은 세계적인 생물다양성의 보고여서 유전자 변형 물고기의 서식이 생태계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남미 열대지역에는 5160종의 담수어가 사는데 이 가운데 3100종이 브라질에 자생한다.지안 비툴리 브라질 파라나대 생태학자는 “이건 심각한 문제”라며 “생태적 영향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예컨대 형광을 내는 유전자가 토종 물고기로 옮겨간다면 포식자의 눈에 훨씬 잘 띌 수 있다”고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유전자 변형 물고기가 서식하는 하천은 연중 수온이 24도 이상으로 원종인 제브라피시의 서식지인 인도와 방글라데시와 비슷하다. 또 하천 상류여서 토종 포식자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연구자들은 “이 물고기가 원래 식물성 식성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곳에서는 주로 육상곤충과 수서곤충을 잡아먹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때문에 해당 하천의 먹이그물을 교란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유전자 변형 물고기들은 연중 번식활동을 하고 있으며 자생지인 남아시아의 몬순기와 유사한 우기에 번식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원종에 견줘 크기가 작은데도 번식에 나서는 조숙 현상을 나타냈는데, 연구자들은 이를 “번식 성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했다.하지만 아직 어린 개체가 발견되지는 않아 번식이 자리 잡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침입의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해파리에서 분리한 녹색 형광 단백질은 유전자 조작이 제대로 됐는지 식별하는 도구로 널리 쓰였다. 1999년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자들이 이 단백질 유전자를 제브라피시에 삽입해 수질오염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오염 추적용 물고기를 개발했다.미국의 벤처기업인 요크타운 테크놀로지는 이 기술의 특허권을 사 다양한 색깔의 형광 관상어인 ‘글로피시’를 상업화했다. 유전자 변형 형광 물고기는 미국, 캐나다, 대만에서 판매되고 있다.이 물고기는 2013년과 2014년 미국 플로리다주의 관상어 양식장 주변 운하에서 발견됐지만 번식하지는 못했다. 당시 연구자들은 큰입배스 등 포식자가 살고 수온이 열대지역보다 낮아 형광 물고기가 번질 우려는 없다고 예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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