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이야기, 특전사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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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년~09년까지 특전사 대위로 근무를 했다.

장교는 특전사를 지원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ROTC 3200명 동기 중에 33명이 특전사로 배치받았다.

특전사로 분류받았을 때, 주위에서는 네가 특전사? 전공도 사회복지, 몸무게도 60kg도 안 나가는 시절이었는데, 특전사를 간다고 하니 다들 걱정을 했다.

 

하지만 깡은 조금 있었던 편이라서 초반에는 조금 힘들긴 했지만, 적응 잘하기 시작했다. 부사관들은 체력단련과 주특기, 전투에 집중을 하지만 장교들은 그와 더불어 전술 지식도 알아야 되고 업무적으로 컴퓨터를 잘해야만 했다.

 

우리나라는 모병제가 아닌 징병제로 일반 병사들은 군을 지원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전역을 하고 나면 군에 대한 애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예비역 군인들이 전쟁이 핵심이 될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특전사가 대단한 사람들인지 착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특전사 출신이라고 해서 다 체력이 좋지는 않다. 물론 다른 부대에 비해서는 조금 좋을 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특전사 예찬론자이다. 2번의 파병을 겪으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의 군인들이 세계 어느 나라의 군인들보다 우수했고, 그것들을 증명해 냈다. 작전을 하더라도 철두철미 했고, 민사작원 지원을 해도 우리나라 특전사 군인들이 훨씬 더 현지의 민간인들과 교류도 활발했다.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대위로 연기한 송중기가 특전사의 눈높이를 많이 높여 놨다. 외모적으로~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에서는 그렇게 작전하지도 않을뿐더러 아주 위험한 작전에는 투입 되질 않는다. 물론 일부의 경우는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리고 최근에 군 관련 예능들이 나오면서 특전사에 관심도가 높아진 거 같다. 특전사 근무 중이거나 특전사를 제대한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방송에 나오는 몇몇 사람의 이미지가 모두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특전사 욕 안 먹게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는 어른들 중에는 특전사를 정말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광주 518 사건 때문일 것이다. 우리 역사의 한 비극적 사건, 이제 주범이었던 사람들마저 떠나 버렸지만, 그 사건에서 가장 피해 본 사람들은 광주 시민이겠지만 그 작전에 투입된 특전사 군인들 또한 어떠한 작전에 투입되는지도 모르고 투입되었던 사람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특전사로 근무했던 곳은, 9공수여단으로 노태우가 초대 여단장이었다. 군인 신분이었을 때는, 당연히 역대 여단장 사진을 보면서 욕을 할 수 없었지만 전역을 하고 나서는 그 사람을 욕을 했다. 당신들의 욕심에 특전사를 이용했으니까. 특전사는 국가의 주요 행사나 파병 등 많은 부분에서 가장 먼저 투입되는 부대 중의 하나이다. 믿고 맡기면 임무 완수를 하는 부대이니,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전사 안에 속한 병사, 부사관, 초급 장교들도 누구의 아들, 딸이고 그냥 평범한 사람 중에 한 명 일뿐이고 우러러볼 대상도 특별한 존재도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만약 내가 다시 군대를 가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특전사 장교를 지원할 것이다. 지금은 동원 훈련도 다 마친 나이가 되었지만, 만약 전쟁이 일어나서 국가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전쟁 속으로 뛰어 들것이다.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나의 국가를 지키기 위해. 물론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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