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알루주에 바이알자만(시간을 거슬러) 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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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연결고리

 

 

 

수지와 나는 알 드루크텔를 만나러 캐차(Katcha)로 출발했다.

 

캐차는 나이지리아 수도로부터 서쪽으로 120Km 떨어진 작은 소도시였다.

 

나이지리아는 한국보다 9배 넓은 곳이고 인구도 2억 명 가까이 되는 곳으로 인구가 많기에 테러 집단들이 민간인들과 이웃처럼 지내면서 포섭하면서 반정부 활동 및 테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캐차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알 드루크텔은 머무르면서 겉으로는 농사를 지으면서 지역 주민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은 극히 일부가 알고 있는 정보였고, 그 역시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었기에 오히려 사업가로 위장해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당신이 알 드루크텔인가요?"

 

"네 그런데 어떻게 찾아오셨나요?"

 

"네 당신이 경작 중인 곡물을 사고 싶어서 왔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곡물은 그리 많지 않은데, 먼 곳에서 저를 찾아오신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냥 솔직히 이야기하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은데,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말죠."

 

"그래요, 솔직히 말씀드리죠."

 

"저는 UN 소속 조사관입니다."

 

"당신의 조직을 조사 중에 있으며,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 당신을 만나러 왔습니다."

 

"차라리 솔직하니 좋군요."

 

"그래서 궁금한 것이 무엇인가요?"

 

"당신은 테러 계획 중이신가요?"

 

", 전 단지 농부 일 뿐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테러 계획을 일부 알고 있습니다. 테러 계획을 중단하고 차라리 당신들의 요구 조건을 말씀하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요구? 우리가 아무 이유 없이 테러를 계획하고 있는 줄 아시나요?"

 

"힘 있는 당신들은 언제나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감으로 인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나요?"

 

"수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힘 있는 강대국들에게 의해 마구잡이로 선긋기 해서 여러 분쟁들이 생긴 것을 모르시나요?"

 

사실 그랬다.

 

수백 년 전부터 영국, 프랑스, 독일등 유럽의 강대국들이 아프리카를 식민지화하면서 자기들의 멋대로 선긋기 하듯이 나라를 만들어 버린 관계로 인종과 종교가 서로 다른 나라들이 아프리카에는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당신들이 말하는 평화는 누구를 위한 평화인가요?"

 

"힘 있는 국가들의 평화 아닌가요?"

 

"몇 백 년 전 아프리카는 가장 전쟁이 없는 대륙 중에 하나였습니다."

 

"수 천년 동안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을 하는 동안 우리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국가는 평화로웠습니다."

 

"하지만 힘 있는 나라들에 의해 분열이 시작되었고, 평화롭지 못했고, 가난하게 되었습니다."

 

"왜 그들은 책임지지 않나요?"

 

"자기들 때문에 평화를 깨뜨려 놓고 평화를 유지한다는 목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웃기는 일 아닌가요?"

 

그의 말에 순간 동조할 뻔했다.

 

하지만 그의 논리는 테러를 합리화하기 위한 명분을 만드는 것으로 들렸다.

 

"하지만 테러는 더 큰 재앙을 불러 올뿐입니다."

 

"역사적으로 작은 것들로 인해 큰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던 것을 알고 있지 않나요?"

 

알 드루크텔는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호전적이라기보다는 논리적인 면이 있었다. 테러 집단의 수장들이 선동에 능한 사람들이었다는 몸소 느끼고 있었다. 이 사람의 말에 이끌려 테러단체에 가입하고 이용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끔찍할 뿐이었다.

 

"드루크텔, 다시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테러를 계획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우리는 당신을 UN 법에 의해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요. 저는 일개 농부 일 뿐입니다."

 

서로 탐색전만 이루어졌을 뿐 그의 의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머무는 집을 한번 훑어 보았다.

 

그리고 작은 아이의 초상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에게 비둘기를 준 소녀의 초상화였다.

 

그 순간 멍함을 느꼈다.

 

대체 왜 소녀의 초상화가 여기 있는 것일까?

 

내가 레바논에서 보았던 소녀는 누구였을까?

 

소녀와 드루크텔의 관계는?

 

갑자기 많은 생각들이 들 때쯤, 수지가 말을 했다.

 

"드루크텔 당신은 테러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우리 조사에 따르면 당신은 화학무기 제조를 준비 중에 있고, 프랑스에 테러를 계획 중에 있지 않나요?"

 

"너무 자세하게 말을 하니, 당황스럽군요, 나는 단지 농부 일뿐입니다. 그런 계획을 하고 있지도 않고 나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실제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면 당신들이 그 테러를 막으면 되겠네요."

 

"나는 이제 곡물을 수확하러 가야 해서 나가봐야겠습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드루크텔에 물었다.

 

"저 초상화는 누구인가요?"

 

"나의 딸입니다."

 

"당신은 레바논에 가 본 적이 있나요?"

 

"네 예전 유학 시절 아내와 딸과 함께 간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딸은 어디 있나요?"

 

"내가 그것을 말해야 하나요?'

 

"이제 그만 돌아 가 주세요."

 

더 이상 대화를 이어 갈 수 없었다.

 

수지와 그의 거처에서 나와 물었다.

 

"수지, 드루크텔에 가족 관계 그리고 어떻게 테러단체의 수장이 되었는지의 과정을 알 수 있을까요?"

 

"저도 그것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저는 정보 수집은 화학 관련된 일이니까요."

 

"그렇군요"

 

"드루크텔 신상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야 되겠습니다. UN 본부에 요청해서 각국의 정보기관들로부터 그의 정보를 빠른 시간 내로 받아야 되겠어요."

 

", 그 정보는 아마 다른 팀원이 알려 드릴 거예요."

 

사실 나는 이곳에 오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왔다. 팀장이 되었고 그와 만나려면 그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알고 왔어야 했다.

 

나에게 비둘기 목걸이를 준 소녀가 드루크텔의 딸이어서 너무 당혹스러웠다.

 

'알루주에 바이알자만'을 외치고 싶었으나 순간적으로 참았다.

 

일단 그의 정보와 최근 활동 사항 등을 알고 난 뒤 외쳐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가진 능력이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지만 어느 시점, 어느 공간으로 갈 수 있을지 아직 장담을 할 수가 없다.

 

만약 그것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과거를 변하게 할 수 없다.

 

또한 같은 공간 같은 시간으로 2번 이상 갈 수 없다.

 

우리는 재차 주변에 머무르며 드루크텔을 감시하기로 했다.

 

밤이 되었을 때 나이지리아의 밤하늘은 별빛으로 가득했다.

 

문득 아버지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고향의 밤하늘 보면서 북극성과 북두칠성, 별자리에 대해서 설명해 주신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표현은 잘하지 않았지만 나를 계속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밤하늘이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드루크텔도 평범한 아버지였고, 그 소녀에게도 상냥한 아버지였다면 테러 집단의 수장이 되어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들로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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