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알루주에 바이알자만(시간을 거슬러) 1~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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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아직 늦지 않았다.

 

 

 

아직 늦지 않았다. 다시 돌아 갈 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진다.

 

 


 

 

"팀장님! 2호차 부팀장입니다."

 

"후방에 정체모를 차량이 따라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일단 대기 바람."

 

"특별한 지시가 있을 때까지 후방 감시 잘하고 있길 바란다."

 

"전방 삼거리에서 좌회전하길 바란다."

 

"다음 TP까지 계속 따로 오면 상급부대에 보고 하고 차량 조회 요청한다. 이상"

 

"넵 알겠습니다."

 

삼거리에서 정체 모를 차량은 더 이상 차라 오지 않았다.

 

"부팀장!"

 

""

 

"다음 TP로 정차 시에 혹시 모르니 후방 및 전방 감시 잘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2대의 장갑차는 경치가 좋은 TP점으로 이동 중에 있다.

 

고불거리는 비포장 도로는 순찰을 할 때마다 장갑차가 들썩인다.

 

"부팀장님! 오늘 순찰 완료되면 뭐 하나요?"

 

"글쎄? 아무래도 지난번에 마저 하지 못한 작업을 하지 않을까??"

 

"또 작업이요? 아 진짜.."

 

"벌써 3달이 다 되어 가는데, 작업만 하다 파병 끝나겠습니다."

 

"글쎄, 원래 1진이 힘든 거지.."

 

"부팀장님 이라크에서도 작업 많이 하셨나요?"

 

"이라크 파병 갔을 때는 작업을 많이 하지 않았던 거 같기도 하고, 벌써 3년 전 일이라 기억도 안 나네..."

 

다시 떠 올리고 싶지 않은 곳! 이라크 아르빌

 

2월 이라크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이지 여기가 중동인가 싶었다.

 

날씨가 엄청 추웠고, 우박이 내리고 손발이 시려 장갑을 껴야 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점차 시간이 흐리고 4월 이후부터는 말 그대로 땡볕에 온도가 40도까지 올라가기 시작했다.

 

3월까지는 우기였던 터라 파릇파릇했는데, 어느샌가 모래바람이 불어올 때면 얼굴이 따끔거릴 정도로 아팠다.

 

그리고 마음이 진정되지 않은 시기여서 더위가 뜨겁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리고 5월이 되면서 50도를 넘나드는 고온에 숨이 턱턱 막히고 작전 수행이 힘들 정도였지만, 그것마저도 나에게는 고통이 아니었다.

 

처음 이라크 파병을 간 뒤 부대 정비를 마치고 이전 차수 부대에게 임무 인수인계를 하면서 정신없이 2주가 흘렀다.

 

부대에 적응도 해야 되고 임무 숙지도 다시 해야 되고, 너무 정신이 없었다.

 

파병 전 특교단에서 훈련도 많이 했었지만 실제 자이 X 부대에서는 실제는 조금 달랐고, 이전 부대와 교대 근무를 해야 했고, 우리 대대가 다 전개를 하지 않아 매일 야간근무로 인해 제대로 잠도 못 잘 정도였다.

 

그러던 차에 같이 근무하던 중대장님의 배려로 집에 전화할 수 있게 해 주셨다.

 

"아버지! 저 현석입니다. 잘 지내시죠?"

 

", 아들! 잘 지내지, 어떻게 전화를 했어?"

 

"네 중대장님이 전화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어요."

 

"뭐하고 계셨어요?"

 

"일하고 있었지!"

 

"네 그러시군요. 근데 전화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잘 안 들려요. 통화는 오래 못 할 거 같아요."

 

"아 그래 그래 건강하고.."

 

"네 다시 전화드릴게요. 어머니한테도 안부 전해 주세요."

 

마지막이었다. 아버지와 통화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나 괴로웠다.

 

근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갑자기 지원 장교님이 부르시더니 집에 전화를 해 보라고..

 

"? 저 오전에 아버지와 통화했었습니다."

 

"그 그래."

 

살며시 위성 전화를 건넸고, 둘째 동생이 통신병으로 근무했던 터라 울 부대로 전화를 했었다고 한다.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고...

 

나는 뭐지?’

 

아버지는 나와 통화하고 몇 시간 뒤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나는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대대장님의 배려로 한국으로 복귀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파병지에서 다시 한국으로 복귀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는 내무반으로 돌아와 정신 나간 놈처럼 울기만 했다.

 

다른 팀원들에게 미안할까,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

 

다음 날 복귀하는 전 차수 부대원들과 함께 쿠웨이트로 향했고, 다시 쿠웨이트에서 1박을 한 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탔다.

 

먹지도 않고 눈물만 흘렸다. 빨리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12시간의 비행이 왜 이렇게 길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비행기 안에서는 계속 눈물만 흘렀다.

 

"장교님! 여기 손수건'

 

대한항공 전세기 승무원이 나에게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곧 내릴 거예요.

 

한국에 내리기 전에 나는 다짐했다.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다시 레바논 파병지,

 

"부팀장님 뭐 하십니까?"

 

"아 아닙니다."

 

"잠깐 다른 생각이 들어서요."

 

"저기 앞에 TP점입니다."

 

""

 

"중대장님! 후방 이상 없습니다."

 

"그래! 부팀장 내려서 사주 경계하고 평상시 하던 데로."

 

"네 알겠습니다."

 

내리자마자 전후방 경계하고 TP점 이상 유무 체크!

 

"이상 없습니다."

 

"그래 알겠다."

 

"혹시 모르니 조금 더 앞까지 수색해보도록..."

 

"네 알겠습니다."

 

2~3일에 한 번씩 찍는 TP점 뭐 별다를 게 없었다.

 

그냥 경치가 좋을 뿐이었다.

 

절벽 아래 흐르는 강과 반대편 능선 반대편 능선을 관찰하기 위해 TP점을 순찰 하지만 매번 특이 사항은 없었다.

 

"부팀장님!"

 

"?"

 

"왜요?"

 

"앞에..."

 

"?"

 

"?"

 

"이게 뭐지?"

 

"지난번에도 이런 게 있었나?"

 

"지난번에는 이런 게 없었습니다."

 

"잠깐만!"

 

"팀장님 팀장님!"

 

"여기 이상한 게 있습니다."

 

갑자기 무전이 연결이 되질 않았다.

 

불과 50미터 떨어져 있었지만, 큰 소리로 중대장님을 부를 수는 없었다.

 

"최 중사! 잠깐 대기하고 사주 경계해 주세요."

 

""

 

"제가 가 보겠습니다."

 

그것은 유물스러운 펜던트였다.

 

순찰 중에 캔, 나무 덤불, 쓰레기가 이상하게 있다면 IED가 설치되어 있을 줄 알고 초반에 부대 전개 후 첫 순찰 할 때는 다들 긴장했던 부대원들!

 

하지만 나는 두 번째 파병이었던 터라, 조금은 다른 팀원들보다는 IED에 대한 감각은 무뎌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번 순찰 때는 보이지 않았던 펜던트였기에 혹시나 누군가 의도적으로 설치해 놓은 폭발물(IED) 일수 있었기에 순간 조심스러웠다.

 

조심스럽게 펜던트를 짚어 들었다.

 

순간 강렬한 빛이 폭발했다.

 

'나는 죽은 건가?'

 

"부팀장님! 부팀장님! 정신 좀 차려 보세요."

 

'죽지는 않은가 보다 최 중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나는 스르르 눈이 감겼다.

 

꿈을 꾸고 있다.

 

나는 유치원을 가기 위해 신발을 싣고 있었다.

 

조그마한 손,

 

그리고 유치원 가방

 

"아빠! 다녀올게요"

 

"그래 잘 다녀와!"

 

"차 조심하고 한눈팔지 말고..."

 

""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 입시 시험을 보는 날

 

"아버지 저 시험 보고 올게요"

 

"그래 잘 보고와!"

 

"아들 파이팅~~"

 

""

 

시간은 다시 흘러 수능 당일!

 

"아들 시험 잘 보고 잘 못 봐도 되니까 걱정하지 마!"

 

"네 알겠어요"

 

정말이지 수능을 망쳐 버렸다.

 

다음날 학교에서 점수를 맞춰보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아버지 저 수능 너무 못 봤어요. 너무 죄송해요."

 

"아니야 괜찮아! 그럴 수 있지"

 

아버지는 나 초등학교 때 끓었던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아버지 저 장교 지원하려고요."

 

"그래 잘 생각했다."

 

"군장학생을 같이 지원해서 학비가 나와요"

 

"대신 군대에 5년 있어야 돼요."

 

"그래 우리 집안에 장교가 다 나오네.."

 

"아버지 저 특전사 가요."

 

"그래 잘했다." (장교는 특전사 가고 싶다고 해서 가는 것도 아니고, ROTC 동기 장교 3200여 명중 보병 1800명 중 단 33명만 뽑힌다. 다 가고 싶지 않은. 그런 힘든 부대)

 

나는 지원 희망을 적긴 했지만 설마 특전사에 가게 될지 몰랐다.

 

그날 아버지는 담배를 피우셨다.

 

"아버지 저 이라크 파병 가요."

 

"부대에서 전부 가는 거라 저만 안 갈 수 없어요."

 

"그래 알았다."

 

아버지는 항상 강한 척하셨지만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나 때문에 끓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게 되었는데...

 

아버지와의 추억들이 꿈속에서 쏜살 같이 지나갔다.

 

나는 불효자였다.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눈물이 없었는데, 꿈속에서 나는 울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이 번쩍 들고, 나는 의무실에 누워 있었다.

 

최 중사 말로는 갑자기 쓰러졌고, 잠이 들었다 했다.

 

정말이지 잠깐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이틀 동안 누워 있었다

 

[현석아!!]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아직 꿈을 꾸고 있는 건가?

 

두리번거렸는데, 내 옆에는 의무대장님과 간호장교님이 계시고 최 중사가 있었다.

 

[아들!!]

 

나는 쓰러져 있었던 시간이 짧았다 생각했는데, 이틀이란 시간 동안 왜 깨어나지 못했을까?

 

군의관님은 특이한 증상도 없고 건강한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은 후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예전보다 몸이 가벼워지고, 구보를 하면 예전보다 날렵해져 빠르게 뛰고 있다는 것이 느낄 수 있었다.

 

야간 정찰을 나간 날, 나는 확실히 나에게 큰 변화가 생긴 것을 알 수 있었다.

 

"팀장님!"

 

"후방 이상 없습니다."

 

"단지 지난번 그 차량이 오고 있습니다."

 

"그래?"

 

"상급부대에 차량 조회 요청했었는데, 특이점 없다고 했어.'

 

"그래도 모르니까 잘 주시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그리 넓은 작전 지역이 아니라서 봤던 차량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후방에 따라오던 차는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팀장님! 후방에 차량이 추월하려고 합니다."

 

"그래 그럼 우리는 속력을 낮춰 차량을 보내고 이동한다."

 

"네 알겠습니다."

 

뒤에서 오던 차는 우리가 빨리 보내려는 것을 아는지 스피드를 내기 시작해 추월해 나갔다.

 

[현석아!]

 

[위험하니까 돌아서 가!]

 

아버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며칠 전 정신이 든 이후 다시 들린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나는 환청이 들려 이상하게 생각했고, 아버지를 불렀다.

 

[아버지?]

 

[]

 

[제 목소리가 들리 시나요?]

 

[그래 잘 들려!]

 

[위험하다고 돌아가라고 했는데 무슨 말이에요?]

 

[응 앞에서 폭발이 일어날 거야?]

 

[?]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이상 했지만 갑자기 폭발이라니..

 

나는 잠시 생각을 했고, 중대장님께 무전을 했다.

 

"팀장님 죄송한데 저희 다른 길로 돌아 가면 안 될까요?"

 

"부팀장 갑자기 왜?"

 

"그냥 느낌이 이상해서 돌아갔으면 합니다."

 

"그냥 제 말씀대로 하셨으면 합니다."

 

"그래? 알겠어."

 

2TP는 스페인군이 운영하는 검문소와 불과 200m 떨어진 폐 공장 건물 지역으로 북부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도로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은 두 군데가 있는데, 지금 도로에서 조금 많이 돌아가기는 하지만 정찰 시에 수시로 바꿔서 정찰했었기에 중대장님은 내 말을 듣기로 했다.

 

평상시 보다 1~2분 정도 늦게 TP로 들어가고 있었다.

 

TP점 들어가기 앞서 후미 장갑차를 지휘하는 나는 먼저 들어가서 이상 유무를 확인하곤 했다.

 

"팀장님! TP점령하겠습니다."

 

"그래 이상 유무 보고 하도록"

 

TP 들어가려는데, 스페인 검문소 쪽에서 폭발 소리가 들렸다.

 

"팀장님! 폭발 소리 들었습니까?"

 

"응 부팀장 상황 파악해봐"

 

""

 

빠르게 스페인 검문소 가까운 곳까지 이동했다.

 

검문소는 불타고 있었다.

 

정찰 중 우리를 추월한 차량이 폭발한 것이었다.

 

"팀장님 우리를 추월했던 차량이 자살 폭탄 테러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팀장! 잠시 대기 상급 부대에 보고 하겠다."

 

너무 다급한 상황이었다. 우리는 UN군 소속으로 각 지역을 나눠서 여러 국가들이 섹터를 정찰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총괄은 이탈리아 군 사령관이 간접 지휘권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의 보고가 신속하게 이루어졌고, 상급부대 위기대응반 부대가 출동하였다.

 

우리는 폭발 지역 근처에서 2차 테러에 대한 감시정찰을 진행 중에 있었다.

 

상황을 위기대응반 부대에 인계하고 부대로 복귀했다.

 

상급부대 하달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현 시간부로 위험단계를 최고 단계인 블랙으로 상향 조정하고 모든 정찰 활동을 중단하며,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완전군장 후 대기한다.

 

[아버지?]

 

[?]

 

[알고 있으셨나요?]

 

[, 내 말 들어줘서 고마워.]

 

나는 아버지와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이야기해 주셨다.

 

나에게 위험한 상황이 닥치게 되면 말해 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모든 것을 다 말해 줄 수는 없지만 나중에 때가 되면 말씀해 준다 하셨다.

 

우리 팀은 상황 판단을 잘하고 조치를 잘했기에 팀 표창을 받게 되었다.

 

스페인 검문소 폭발 사건은 알카에다 하부조직의 테러로 검문소 폭발 후 북부 지역을 장악하려는 전면 전 계획의 일부로 드러났다.

 

우리 팀이 신속하게 위기대응반을 요청하였고, 2차 테러 및 전면전을 막을 수 있게 되어 팀 표창을 받게 된 것이다.

 

"손대위!"

 

""

 

"대위 손현석"

 

"정찰 중 이상한 느낌이 들어 우회했다면서.."

 

"네 그렇습니다."

 

"그래 잘했다."

 

"네가 우회 건의를 하지 않았다면 2TP점 도착을 먼저 했을 것이고, 우리를 먼저 테러를 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고 한다."

 

"넵 단장님"

 

우리 팀은 팀 표창과 함께 단장님 주관 회식을 진행하였고, 단장님은 나를 칭찬해 주셨다.

 

팀 회식을 마치고 막사로 돌아와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오만 잡생각이 다 들었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계속 들리는 것도 이상한데, 위험을 알려 주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상식적으로는 정말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인가?

 

그리고 내가 아버지를 부른다고 해서 계속 답해 주는 것도 아니었다. 가끔 나의 위기 상황에만 나에게 말씀을 하셨기에 이게 무슨 일이며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 건지...

 

앞으로 나에게 얼마나 많은 일 들이 벌어질 것이기에,

 

아버지가 위기에 말해 준다고 하였을까?

 

나는 여러 가지 생각도 인해 잠이 오질 않았다.

 

 

 

 

 

2회 시간을 거슬러

 

 

 

한숨도 자지 않았는데, 정신은 오히려 더 맑아진 느낌이 들었다.

 

최근 모든 작전이 취소되어 주둔지 방호와 함께 부대 정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하지만 아버지와의 교감이 나의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바논에서의 시간은 빨리 흘러갔다.

 

반복적인 정찰활동과 부대정비, 그 뒤로 아버지와의 대화는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항상 나의 곁을 지켜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든든함을 느꼈다.

 

부중대장님!, 파병 끝나고 나면 뭐 하시나요?

 

글쎄요? 2425! 휴가 길잖아요. “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먼저 아버지 산소에 찾아가는 것이었다.

 

앞으로 한 달 정도면 한국으로 복귀하게 된다.

 

파병지에서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복귀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라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

 

주둔지에 내리는 석양은 정말이지 천국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성경에 나오는 약속의 땅, 하지만 현재는 폐허가 돼버린 곳

 

정찰하는 곳 중간중간에 폭격으로 인해 유물들이 파괴돼버린 곳을 지나칠 때마다 군복을 입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곁으로 다가오는 팔레스타인 난민 어린아이들은 맨발이 보일 때면 가슴이 아파오면서 내가 이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부대 원칙에 의해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제 2진 파병부대의 선발대들이 들어오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더 실감하게 되었다. 그들과 교대근무와 임무 인수인계를 하면서 파병지에서 생활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12월 곧 크리스마스가 돌아온다.

 

주둔지는 레바논 서부 쪽에 위치하고 있어 눈이 오질 않지만 서부 쪽에는 산맥이 있어 눈이 많이 오고,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휴양 국가로 동쪽에서는 스키를 타고 서쪽에서는 해수욕을 즐기는 곳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상급 부대로부터 우리는 동쪽 지역 정찰을 명령받았다. 대부분 주둔지 외곽 TP 순찰이 대부분이 이었지만 간혹 동쪽 지역 정찰을 나가곤 했는데, 우리 팀이 몇 번 정찰을 하였기에 익숙한 팀에게 임무가 하달되었다.

 

팀장님!, 오늘은 지난번에 간 곳으로 갑니까? “

 

. “

 

특별히 준비해야 될 것이 있습니까? “

 

아니야 없어. “

 

네 정찰 준비하겠습니다. “

 

한국으로 복귀하기 전에 마지막 순찰이 될 수 있었기에 인수인계하는 팀과 동반 순찰이 계획되어있었다.

 

1진 파병부대는 거의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 하지만 인수인계받는 부대는 1진이 했던 것을 바탕로 보완하는 것이 파병부대 작전이었다.

 

00시 정찰을 위해 동반하는 팀과 함께 동쪽 지역으로 출발하였다.

 

[아들]

 

[오랜만이네요 아버지.]

 

[혹시 오늘도 무슨 일이 발생하는 것인가요?]

 

[]

 

[제가 조심해야 돼야 하나요?]

 

[아니 오늘은 조심해야 될 것은 아니고 누군가를 만나게 될 거고 그 사람이 무엇인가를 줄 거야.]

 

[그것을 잘 간직하면 돼.]

 

나는 또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버지의 말이 신뢰가 갈 수밖에 없었다.

 

동쪽 지역 TP 3번 지역에 도착했을 때 르브난산맥에 흰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루브나 산맥에는 삼나무에 눈이 내려 영화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눈이 쌓여 있는 지역이기에 장갑차는 더욱 조심히 이동을 해야만 했다.

 

순찰 이동은 팀장 조가 선두 인수인계 팀 팀장, 부팀장 조 내가 후미에서 뒤 따르고 있었다

 

부팀장! “

 

 

앞에 TP점에서 정차에서 도보 순찰을 하도록 하겠다. “

 

 

후방팀인 우리 장갑차는 먼저 TP지역을 점령하고 팀장팀의 장갑차를 유도했다.

 

팀장님 이상 없습니다. “

 

그래. TP 지역 순찰을 시작하겠다. “

 

오랜만에 오는 동쪽 정찰이기도 하였지만 TP 3번 지역은 도보 순찰을 해야 하는 지역이기에 조금은 긴장을 하게 되었다.

 

도보 순찰을 시작 한 뒤 하얀 키잡을 쓴 소녀가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테러 조직에서는 어린아이들을 이용해서 자살 폭탄 테러를 하기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경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어여쁜 소녀가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앗살라말라이쿰! “ ("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라는 뜻으로 중동에는 인사)

 

앗살라말라이쿰이라고 답을 했다.

 

그리고 그 소녀는 나에게 무엇인가를 전해 주었다.

 

인사를 했지만 그래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지만 갑자기 나에게 전달해 주었기에 당황을 하였지만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나의 손에는 비둘기 모양의 작은 조각으로 된 목걸이가 있었다.

 

그리고 소녀는 나에게 무엇인가를 말하였지만 나는 아랍어를 전혀 할 수 없었기에 알아들을 수 없었다.

 

소녀는 목걸이를 나 목에 걸어 보라는 몸짓을 했다.

 

나는 뜻하지 않게 목걸이를 목에 걸었고, 시원한 바람 소리가 들리면서 소녀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전혀 아랍어를 할 수 없는데, 소녀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아저씨는 중요한 결정을 해야 되는 상황을 많이 겪게 될 거예요. “

 

그 순간마다 이 말을 떠올려 보세요. “

 

"알루주에 바이알자만"

 

나는 그 말을 따라 했다.

 

"알루주에 바이알자만

 

 

 

아들 빨리 일어나야지, 유치원 늦겠네. “

 

왜 이리 아침잠이 많아. “

 

아버지가 나를 깨우고 있었다.

 

유치원에 가서 아이들과 싸우지 말고 재미있게 놀아야 돼. “

 

나는 7살이 되어있었다.

 

좀만 더 잘게. “

 

빨리 일어나야지. “

 

알겠어. “

 

아빠 사랑해! “

 

응 나도 아들 사랑해. “

 

3분이라는 잠깐이라는 시간 나는 7살 아주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갔다 왔다.

 

아주 어려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아주 평범한 일상.

 

그리고 순간 소녀는 말없이 떠나갔다.

 

이 상황은 대체 무엇인지, 꿈을 꾸는 듯한 상황이었다.

 

지금 생각 나는 사람은 아버지.

 

불러 보았다.

 

[아버지.] 몇 번이라고 아버지와 교감을 하기 위해 불러 봤지만 나의 말에 대답이 없으셨다.

 

부팀장! “

 

네 팀장님. “

 

도보 순찰 마치고 다음 TP로 이동하겠다. “

 

. “

 

나는 정찰 임무를 위해 장갑차로 돌아왔고, 장갑차 안에서 몇 번이나 아버지를 불러 봤지만 대답이 없었다.

 

정찰을 마치고 부대에 돌아와서 정비를 하면서도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생각해 봤다.

 

나는 아버지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 소녀에게 비둘기 목걸이를 받았다.

 

소녀의 말을 따라 했는데,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뒤돌아 갔다.

 

그리고 아버지의 말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생각해 보고 생각해 보다 하나의 가정을 해봤다.

 

나는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뒤돌아 갈 수 있게 된 것일까?

 

그리고 그것은 목걸이와 관련되어 있고 "알루주에 바이알자만"이라는 말.

 

나는 시도해 보기로 했다.

 

목걸이를 목에 걸고 "알루주에 바이알자만"이라고 외쳤다.

 

 

 

단결! “

 

자이툰 부대 2진 파병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

 

아들 진짜 몸조심하고 파병 잘 갔다 와. “

 

나는 이라크 파병 전 아버지에게 되돌아 가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아버지. 제가 파병 가서 전화드릴 거예요. “

 

꼭 전화받으시고, 제 말씀대로 하세요. “

 

응 그게 무슨 말이야. “

 

꼭 제말대로 하셔야 돼요. “

 

응 그래. “

 

잘 갔다 와. “

 

 

이라크 아르빌 주둔지에 도착한 뒤 정신없이 임무 인수인계를 받았고, 정신없이 2주가 흘러갔다.

 

부중대장! “

 

네 중대장님. “

 

집에 전화했어? “

 

아닙니다. 여기 전화로 한국에 전화할 수 있어. “

 

중대장님으로부터 한국에 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 듣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 저 현석입니다. 잘 지내시죠? “

 

, 아들 잘 지내지? 어떻게 전화를 다 했어? “

 

네 중대장님이 전화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어요. “

 

뭐하고 계셨어요? “

 

일하고 있었지. “

 

아버지 제 말씀 듣고, 최대한 사람 많은 곳으로 가시거나 병원 근처로 가세요. “

 

? 그게 무슨 말이야. “

 

제발 아버지 제 말대로 하시면 안 될까요? “

 

그래 알았다. “

 

아버지 사랑해요. “

 

응 나도 사랑한다. “

 

다음에 다시 전화드릴게요. “

 

그래 건강해. “

 

나는 아버지와 통화를 했다.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는 상황을 막고 싶었다.

 

제발!

 

임무를 마치고 부대에 복귀했는데,

 

지원 장교님이 부르셨다.

 

제발! 아니길...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난 절망했다.

 

지난 몇 주간 아버지 생각만 하면서 통화를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아버지와 전화 통화할 때 아버지가 돌아 가시는 것을 막고 싶었으나, 그렇지 못했다.

 

시간을 거슬러 올 수 있지만 단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단지 아버지와 통화를 조금 더 길게 할 수 있었고, 이전에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 했는데, 이번에 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나는 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레바논 파병지 정비하는 순간으로 돌아왔다.

 

나의 가설은 맞았다.

 

하지만 시간을 거스를 수 있지만, 무엇인가를 바꿀 수는 없었다.

 

그뿐이었다.

 

 

 

 

 

3회 바꿀 수 없다면 바뀌겠다.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정찰 등의 작전 관련 모든 것이 인수인계가 끝났다.

 

인수인계가 끝난 팀들은 한국으로 복귀 준비로 정신이 없었지만 나는..

 

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1번의 슬픔이 아닌 2번의 슬픔이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부팀장! “

 

나를 부르는 팀장님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부팀장!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

 

죄송합니다. “

 

부팀장, 한국으로 복귀하기 전에 고대 유적지 답사를 가게 되었다. “

 

6개월의 시간 동안 작전의 연속이었지만 이번에는 시내로 관광을 할 수 있게 끔 상급 부대에서 배려해 주었다.

 

근교에 있는 유적지는 비교적 안전한 곳이고, 임무 교대한 2진 팀들이 우리를 경호해 주었다.

 

아주 제한적으로만 답사를 진행하면서 사진을 찍었고, 동기가 나에게 사진을 찍자고 해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있었다.

 

모두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서 그런지 들떠 있었다.

 

유적지를 돌아보고 있었는데, 지난번 나에게 비둘기 조각상 목걸이를 준 소녀가 다시 한번 나타났다.

 

그 소녀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목걸이를 하지 않고 있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주머니에 있던 목걸이를 목에 걸었더니 그 소녀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아저씨! 당신에게 전해 줄 두 번째 말이 있었어요. “

 

목걸이를 하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나와 직접 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의 과거나 미래를 변화시키는 것은 안된다는 말이었다.

 

나는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어? “

 

? 나에게 이 목걸이를 전해 준 것이지? “

 

소녀는 나의 손을 붙잡고 어디론가 데려가고 있었다.

 

나를 데리고 간 곳은 로마시대에 건축된 검투장이었다.

 

지금은 형태가 온전하지는 않지만 영화에서 봤었던 그런 공간이 있었다.

 

소녀는 나에게 말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유 없이 죽임을 당했어요. “

 

지금도 그렇고요. “

 

전쟁은 우리가 원한 것이 아닌데, 정치하는 사람, 높은 군인들은 우리를 아무 이유 없이 희생하고 있어요. “

 

왜 우리는 희생당해야만 하나요? “

 

사실, 그 말에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나도 군복을 입고 있고, 국가에서 명한 바에 의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왜 전쟁을 막을 수 없는지...

 

우리는 더 이상 희생당하고 싶지 않아요. “

 

당신이 그 일을 해 줄 수 있기를 바라요. “

 

난 단지.. 그냥 직급이 그리 높지 않은 장교 일 뿐인데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나에게 다가왔다.

 

아버지. “

 

그래 아들. “

 

내가 하는 역할은 여기 까지야. “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누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너의 결정에 의해서 많은 것들이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 “

 

항상 너의 곁에서 지켜보고 있을게. “

 

그리고 사라 지셨다.

 

소녀도 사라졌다.

 

나는 검투장 안에 홀로 서 있었다.

 

그리고 나는 무엇 인가를 결심해야만 했다.

 

그리고 부대로 복귀했을 때 공문 1장이 놓여 있었다.

 

UN군 특별 조사관을 뽑는다는 내용의 공문이었다.

 

현재 반기문 사무총장님이 UN사무총장으로 재직하고 있었기에 많은 한국군인들이 UN군에 들어가고 있다고는 들었다.

 

그리고 단장님께서 나를 호출하셨다.

 

단결! “

 

그래 손대위. “

 

자네 혹시 UN군 특별 조사관으로 일해 볼 생각이 있나? “

 

단장님은 1진 단장으로서 임기가 끝난 뒤에 UN 특별 조사단 단장으로 가신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나에게 함께 하자고 제의를 하고 계셨다.

 

나는 망설임 없이, ”네 알겠습니다. 하겠습니다. “

 

그래 1진 파병 임무가 끝나고 자네와 나는 한국으로 복귀하지 않고 UN 본부로 들어가 임무를 하달받을 거야. 준비할 수 있도록 해! “

 

네 알겠습니다. “

 

정확히 무슨 임무를 하는 지를 아직 알 수 없지만, 소녀가 나에게 한 말들을 떠올리며 나는 결심했다.

 

조금이나마 희생을 막을 수 있는 길을 가겠노라고.

 

레바논에서 나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생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능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했기에 나에게 능력이 생긴 것이라 생각하면서 앞으로 임무를 잘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4회 새로운 시작

 

 

 

레바논 파병지에서 임무를 마치고 UN특별조사팀으로 부대 이동을 했다.

 

파병이 끝나고 나면 2425일의 휴가가 주어지는데, 휴가를 반납하고 바로 임무 수행을 위해 UN본부로 향했다.

 

UN 소속 일원이 되는 사람들은 많은 경험과 각 분야의 엘리트들만이 될 수 있다고 알고 있었다.

 

나는 그저 평범한 군인 일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레바논 단장님이셨던 김대령 님과 함께 근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김대령 님은 포병 출신으로 영어를 잘하시는 엘리트 군인이셨다.

 

그리고 부하 군인들을 무척이나 아끼시는 분이었다.

 

UN 특별조사단은 세계 각 분야별 전문가(민간인 신분)와 군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세계 각지의 전쟁 지역뿐만 아니라 아직 알려지지 않은 오지 등 파견되어 특별한 임무를 하는 곳이었다.

 

UN 특별 조사단에 합류 한 뒤 여러 검사를 진행했다.

 

세계 각지로 파견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었다.

 

검사가 완료된 뒤 UN 특별 조사단장님이 되신 김대령 님과 면담이 진행되었다.

 

"손대위!"

 

""

 

"자네가 왜 UN 특별 조사단으로 오게 되었는 줄 아나?"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번 스페인군 테러 기억나나?"

 

"네 그렇습니다."

 

"사실 그때 손대위가 빠르게 조치하지 않았다면 아주 큰 전쟁으로 확산될 수 있었네."

 

"그 테러 단지 시작일 뿐이었던 거지."

 

"우리는 UN 소속이지만 세계 여러 나라의 정보기관들로부터 테러 첩보와 전쟁 징후 등에 관한 것을 공유받고 있다."

 

"자네도 알겠지만 UN군은 절대 선제공격을 할 수 없고, 평화유지를 위해 군이 조직되어 있는 것을 알지?"

 

"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UN군은 테러조직 등, 반 국가 무장 단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

 

"아닙니다. 그것까지는 모르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지도자나 정보기관들은 정치적 이유에서 테러 단체를 적대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UN은 좀 다르지."

 

"중간 입장에서 조율하고 테러 첩보나 전쟁 정보를 입수했을 때 우리는 테러가 일어나지 않게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협상을 진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네."

 

""

 

"그리고..."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특별한 능력을 발휘해야만 하네."

 

"?"

 

"그것이 무슨 말씀이신지?"

 

"자네. 테러가 일어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각 국의 정보기관들도 알지 못했던 테러 징후를 어떻게 알았을까?"

 

"? 솔직히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래."

 

나에게 일어난 일을 단장님께 자세히 말씀드렸다.

 

아버지와 교감이 이루어진 뒤부터 최근 비둘기 조각상을 받은 일까지...

 

그리고 비둘기 조각상을 보여 드렸다.

 

"그렇군."

 

"UN은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지."

 

"UN에는 말도 안 되는 능력자들이 많이 있다네"

 

"손대위도 그중 한 명이고."

 

"그래서 UN 특별 조사단에서는 자네를 팀장으로 A팀을 만들 생각이네"

 

"A팀의 주요 임무는 테러 위협을 사전 차단하는 것이네."

 

Anti-terrorism

 

A팀 팀장

 

갑자기 나는 뜻하지 않은 제안을 받게 되었다.

 

최근 갑자기 나의 모든 것이 변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A팀 팀장이라니.

 

"그리고 A팀은 특별한 능력자들과 함께 할 예정이네."

 

"민간인도 있고 군인도 있고."

 

"네 알겠습니다."

 

"조만간 자네의 팀원들이 UN 특별 조사단으로 소집될 예정이네."

 

"네 알겠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사명일까?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진 느낌이 들었다.

 

숙소로 돌아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다시 소녀의 말이 떠올랐다.

 

"더 이상 희생당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비둘기 조각상 목걸이를 목에 걸고 "알루주에 바이알자만"을 외쳤다.

 

레바논 검투장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소녀와 아버지가 함께 있었다.

 

"아저씨는 잘할 거 에요."

 

"그리고 부디 몸조심하셔야 해요."

 

"아들, 너에게 주어진 능력은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는 것이 아니란다."

 

"때가 되면 알겠지만, 너는 미래로 갈 수도 있단다."

 

", 알겠어요."

 

"언제든 아버지를 다시 볼 수 있는 것인가요?"

 

"아니, 아마도 우리는 다시 만날 수는 없을 거야."

 

"같은 공간, 같은 시간으로는 2번 이상 이동이 불가능하고 나는 아들과 2번 이상을 계속 만나고 있어서. 우리가 다시는 만날 수는 없을 거야."

 

"이게 마지막 일거야."

 

"너를 A팀으로 보내는 것이 나의 사명이었어."

 

어렴풋이 기억들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과거로 돌아가기 시작했던 시간들이 모두 아버지와의 2번째 만남이었다.

 

"아들, 사랑한다."

 

"항상 몸조심해야 한다."

 

""

 

아버지와 소녀를 만나고 온 뒤

 

나는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A팀 팀장이 된 것은 나의 운명이었고,

 

앞으로 해야 되는 일들 또한 나의 숙명이다는 것을....

 

 

 

 

 

 

 

5회 팀원

 

 

 

A팀 팀장으로 제의를 받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임무를 배정받았다.

 

최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활동 중인 IS 지부 중 하나인 ISWAP가 이상 심각한 수준의 테러 활동을 계획 중인 것으로 보고 되고 있으며, 그 단체의 수장을 만나고 오는 것이었다.

 

각 국의 정보기관들은 정보원들의 노출 우려가 있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없으나 UN은 평화 유지 활동을 하면서 각 나라에 구호 활동을 진행하기에 테러 단체들도 UN군에게는 적대감을 가지고 있지 않아 비교적 쉽게 접촉할 수 있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ISWAP 수장을 만나서 테러를 멈춰 줄 것을 요청하고 것이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고 UN에서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들어줄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다.

 

IS는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테러 단체로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테러를 자행하고 있으며,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무분별하게 테러를 하고 있어 UN에서도 특별 대상 테러 집단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IS 수장 알 바그다디 과 함께 테러 활동을 시작 한 심복 중인 1명인 알 드루크텔이 ISWAP의 수장으로 성격이 난폭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나는 알 드루크텔을 만나러 나이지리아로 향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중서부에 위치한 국가로 월드컵 예선전에도 자주 나가는 아프리카에서는 축구 열기가 뜨거운 나라 중에 하나이며, 아프리카 권에서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정치 경제 문화 등 안정적인 편에 속하는 나라이다.

 

하지만 이슬람 인구와 기독교 인구가 비슷해서 종교적인 갈등으로 인해 소소한 분쟁들이 일어나는 국가 중 하나인데, 그 분란을 조장하는 것이 알 드루크텔 수장이었다.

 

교묘하게 이슬람 종교를 이용해서 IS로 입단시키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테러 단체의 무장군인으로 훈련시키고 테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 도착했을 때 나를 마중 나온 사람이 있었다.

 

"Hello, Mr Son. I am Suji"

 

"Nice meet you, I am hyunseok"

 

" I'm on your team."

 

짧은 영어는 할 수 있었지만 유창하게는 할 수 없어서 더 물어 볼것들이 있었지만 잠시 머뭇거리다 목걸이가 생각났다.

 

나는 비둘기 목걸이를 목에 걸었고, 그러자 Suji의 말이 한국말로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물었다.

 

"당신이 나의 팀원이라고?" 그러자 나의 입에서는 영어로 그녀에게 말을 했다.

 

소녀의 준 목걸이는 나의 부족함을 채워 줄 선물 같았다.

 

"네 나는 당신의 팀원이에요"

 

나는 단장님으로부터 나의 팀원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받지 못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팀원들의 정보들이 기밀 사항 일수도 있어 서로의 신상에 대해서는 노출을 하지 않는 것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네 반가워요, 수지"

 

첫 임무지에서 새로운 팀원이 생겼다.

 

그녀는 프랑스가 국적의 화학자였다.

 

ISWAP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은 프랑스에 화학 테러를 하는 것으로 파리에 대량 화학 무기를 터뜨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화학자인 수지와 함께 이번 임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라 어렴풋이 생각했다.

 

"수지, 당신의 부모님이 한국분이신가요?"

 

", 그래요."

 

"저의 부모님은 한국에서 이민오신 분이고, 저는 한국은 가본 적이 없고 프랑스에서만 살았어요"

 

"한국에 가보고 싶지 않았나요? 부모님의 나라인데?"

 

", 가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되지 않았어요."

 

"그렇군요"

 

"하지만 한국에 대해서 부모님께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한국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어요."

 

""

 

팀장으로서 팀원들의 능력과 감정 상태 등을 파악하고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어떻게 해야 될지를 판단하는 것은 나의 또 다른 임무 중에 하나였다.

 

"수지는 나이지리아 언제 오셨나요?"

 

"저는 1주일 전에 도착하였고, 나이지리아에서 화학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장소들이 있는 지를 찾아보고 있었어요."

 

"네 잘하셨군요."

 

"알 드루크텔과의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그는 테러를 진행할지 모르죠."

 

"그렇다면 테러가 일어날 수 있는 요소들을 사전에 점검하고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좋죠."

 

수지는 스마트한 여자였다.

 

아니면 오래전부터 UN 소속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수지와 함께 화학 무기를 제조 가능한 화학 공장 등을 순찰하였다.

 

수지의 브리핑으로는 화학 무기를 만들려면 정제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나이지리아에는 정제할 수 있는 시설이 1군데 밖에 없으며 며칠 동안 관찰한 결과 아직 특이 한 점은 발견 하지 못 했다는 것이다.

 

화학 무기는 극 소량이라도 대량 살상 무기가 될 수 있기에 절대 테러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만 한다.

 

"알 드루크텔에 대해서 아시나요?"

 

"드루크텔은 과격한 인물로 알려져 있고, 원래는 영국에서 화학을 전공했다고 알고 있어요"

 

"그 밖의 성격이나 취미는요?"

 

"성격은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매우 차분한 편인 거 같고, 취미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림이라."

 

"그렇군요. 드루크텔을 만나 본 적이 있나요?"

 

"만난 적은 아직 없습니다."

 

"그럼 우리는 언제 드루크텔을 만날까요?"

 

"내일 바로 만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지는 냉철하면서 신속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인 거 같다.

 

"그래요, 내일 만나서 바로 담판을 짓죠. “

 

 

 

6회 연결고리

 

 

 

수지와 나는 알 드루크텔를 만나러 캐차(Katcha)로 출발했다.

 

캐차는 나이지리아 수도로부터 서쪽으로 120Km 떨어진 작은 소도시였다.

 

나이지리아는 한국보다 9배 넓은 곳이고 인구도 2억 명 가까이 되는 곳으로 인구가 많기에 테러 집단들이 민간인들과 이웃처럼 지내면서 포섭하면서 반정부 활동 및 테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캐차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알 드루크텔은 머무르면서 겉으로는 농사를 지으면서 지역 주민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은 극히 일부가 알고 있는 정보였고, 그 역시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었기에 오히려 사업가로 위장해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당신이 알 드루크텔인가요?"

 

"네 그런데 어떻게 찾아오셨나요?"

 

"네 당신이 경작 중인 곡물을 사고 싶어서 왔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곡물은 그리 많지 않은데, 먼 곳에서 저를 찾아오신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냥 솔직히 이야기하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은데,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말죠."

 

"그래요, 솔직히 말씀드리죠."

 

"저는 UN 소속 조사관입니다."

 

"당신의 조직을 조사 중에 있으며,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 당신을 만나러 왔습니다."

 

"차라리 솔직하니 좋군요."

 

"그래서 궁금한 것이 무엇인가요?"

 

"당신은 테러 계획 중이신가요?"

 

", 전 단지 농부 일 뿐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테러 계획을 일부 알고 있습니다. 테러 계획을 중단하고 차라리 당신들의 요구 조건을 말씀하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요구? 우리가 아무 이유 없이 테러를 계획하고 있는 줄 아시나요?"

 

"힘 있는 당신들은 언제나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감으로 인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나요?"

 

"수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힘 있는 강대국들에게 의해 마구잡이로 선긋기 해서 여러 분쟁들이 생긴 것을 모르시나요?"

 

사실 그랬다.

 

수백 년 전부터 영국, 프랑스, 독일등 유럽의 강대국들이 아프리카를 식민지화하면서 자기들의 멋대로 선긋기 하듯이 나라를 만들어 버린 관계로 인종과 종교가 서로 다른 나라들이 아프리카에는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당신들이 말하는 평화는 누구를 위한 평화인가요?"

 

"힘 있는 국가들의 평화 아닌가요?"

 

"몇 백 년 전 아프리카는 가장 전쟁이 없는 대륙 중에 하나였습니다."

 

"수 천년 동안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을 하는 동안 우리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국가는 평화로웠습니다."

 

"하지만 힘 있는 나라들에 의해 분열이 시작되었고, 평화롭지 못했고, 가난하게 되었습니다."

 

"왜 그들은 책임지지 않나요?"

 

"자기들 때문에 평화를 깨뜨려 놓고 평화를 유지한다는 목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웃기는 일 아닌가요?"

 

그의 말에 순간 동조할 뻔했다.

 

하지만 그의 논리는 테러를 합리화하기 위한 명분을 만드는 것으로 들렸다.

 

"하지만 테러는 더 큰 재앙을 불러 올뿐입니다."

 

"역사적으로 작은 것들로 인해 큰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던 것을 알고 있지 않나요?"

 

알 드루크텔는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호전적이라기보다는 논리적인 면이 있었다. 테러 집단의 수장들이 선동에 능한 사람들이었다는 몸소 느끼고 있었다. 이 사람의 말에 이끌려 테러단체에 가입하고 이용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끔찍할 뿐이었다.

 

"드루크텔, 다시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테러를 계획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우리는 당신을 UN 법에 의해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요. 저는 일개 농부 일 뿐입니다."

 

서로 탐색전만 이루어졌을 뿐 그의 의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머무는 집을 한번 훑어 보았다.

 

그리고 작은 아이의 초상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에게 비둘기를 준 소녀의 초상화였다.

 

그 순간 멍함을 느꼈다.

 

대체 왜 소녀의 초상화가 여기 있는 것일까?

 

내가 레바논에서 보았던 소녀는 누구였을까?

 

소녀와 드루크텔의 관계는?

 

갑자기 많은 생각들이 들 때쯤, 수지가 말을 했다.

 

"드루크텔 당신은 테러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우리 조사에 따르면 당신은 화학무기 제조를 준비 중에 있고, 프랑스에 테러를 계획 중에 있지 않나요?"

 

"너무 자세하게 말을 하니, 당황스럽군요, 나는 단지 농부 일뿐입니다. 그런 계획을 하고 있지도 않고 나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실제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면 당신들이 그 테러를 막으면 되겠네요."

 

"나는 이제 곡물을 수확하러 가야 해서 나가봐야겠습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드루크텔에 물었다.

 

"저 초상화는 누구인가요?"

 

"나의 딸입니다."

 

"당신은 레바논에 가 본 적이 있나요?"

 

"네 예전 유학 시절 아내와 딸과 함께 간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딸은 어디 있나요?"

 

"내가 그것을 말해야 하나요?'

 

"이제 그만 돌아 가 주세요."

 

더 이상 대화를 이어 갈 수 없었다.

 

수지와 그의 거처에서 나와 물었다.

 

"수지, 드루크텔에 가족 관계 그리고 어떻게 테러단체의 수장이 되었는지의 과정을 알 수 있을까요?"

 

"저도 그것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저는 정보 수집은 화학 관련된 일이니까요."

 

"그렇군요"

 

"드루크텔 신상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야 되겠습니다. UN 본부에 요청해서 각국의 정보기관들로부터 그의 정보를 빠른 시간 내로 받아야 되겠어요."

 

", 그 정보는 아마 다른 팀원이 알려 드릴 거예요."

 

사실 나는 이곳에 오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왔다. 팀장이 되었고 그와 만나려면 그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알고 왔어야 했다.

 

나에게 비둘기 목걸이를 준 소녀가 드루크텔의 딸이어서 너무 당혹스러웠다.

 

'알루주에 바이알자만'을 외치고 싶었으나 순간적으로 참았다.

 

일단 그의 정보와 최근 활동 사항 등을 알고 난 뒤 외쳐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가진 능력이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지만 어느 시점, 어느 공간으로 갈 수 있을지 아직 장담을 할 수가 없다.

 

만약 그것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과거를 변하게 할 수 없다.

 

또한 같은 공간 같은 시간으로 2번 이상 갈 수 없다.

 

우리는 재차 주변에 머무르며 드루크텔을 감시하기로 했다.

 

밤이 되었을 때 나이지리아의 밤하늘은 별빛으로 가득했다.

 

문득 아버지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고향의 밤하늘 보면서 북극성과 북두칠성, 별자리에 대해서 설명해 주신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표현은 잘하지 않았지만 나를 계속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밤하늘이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드루크텔도 평범한 아버지였고, 그 소녀에게도 상냥한 아버지였다면 테러 집단의 수장이 되어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들로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이었다.

 

 

 

 

 

7회 특이한 능력

 

 

 

새로운 팀원이 왔다.

 

새로운 팀원은 미국 국적의 로버트였다. 그는 CIA 소속 정보원이었다. 이제는 UN 소속으로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새로운 팀원들을 알게 될 때마다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

 

앞으로 많은 일을 함께 하게 될 것인데, 팀원들과 팀워크를 발휘하고 싶었다.

 

특전사는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부대이다. 11명밖에 되지 않는 팀원들이 많을 것을 해 내야만 한다.

 

4년을 넘게 특전사에서 근무했고 그곳에서 체득한 것들은 나의 A팀을 이끄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버트, 당신은 정보원 역할만 수행하나요?"

 

"아니에요, 저는 첩보, 정보, 요인 암살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암살이라.."

 

경우에 따라서는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상황이 올 지 몰랐다.

 

A팀의 가장 중요 임무는 테러방지다.

 

큰 희생을 발생하기 전에 사전에 차단해야만 하고, 그것이 누군가를 죽여야만 한다면... 물론 우리가 직접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만 그러할 것이다.

 

우리는 UN 소속이고 평화유지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 단체임을 계속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수지, 로버트"

 

"앞으로 몇 명의 팀원들이 소집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A팀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기밀 사항이 될 수 있기에 신상에 대한 것은 저도 전달받은 것은 없습니다."

 

"그전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특정 장소 특정 시간을 컨트롤해서 갈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당신들 또한 보이지 않는 능력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입니다."

 

"수지, 당신의 능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위험 감지 능력이 뛰어납니다. 특히나 생화학 위험을 잘 감지하고 정확히는 아니지만 반경 50km 이내에서는 몸이 반응합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번 임무에서 중요할 수 있겠네요. 화학 무기를 준비 중에 있는 드루크텔의 시설을 잘 찾아낼 수 있을 거 같아요."

 

", 그래요."

 

"로버트, 당신의 능력은요?"

 

"저는 죽은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거죠?"

 

"예전에 임무 수행 중 죽음에 다다른 적이 있어요. 그때 이후로 죽은 사람의 유품을 만지게 되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로버트, 당신이 원할 때 언제든지 이야기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제가 원할 때는 아니고, 그 상대방이 원할 때만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앞으로 A팀이 몇 명이 될지 모르겠지만, 특이한 이력과 특이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서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으면 합니다. 임무 수행이나 작전을 하게 될 경우 우리는 서로를 믿으면 상상도 못 할 시너지가 날 거라 생각해요."

 

"그럼 드루크텔에 대한 신상 정보 및 최근 활동에 대해서 브리핑해 주세요."

 

사실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이야기는 드루크텔의 가족관계, 그리고 어떻게 테러 단체의 수장이 되었는지 였다.

 

초상화 속 그 소녀가 살아 있는 사람인지 유무도 나에게는 중요했다.

 

드루크텔은 가족은 아내와 딸이 있고, 가족들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없다고 했다.

 

테러단체의 수장급들은 나중에 가족들을 인질로 해서 정보 노출의 우려가 있어 철저히 신분 위장을 하던지 알 수 없는 곳에 거주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드루크텔은 IS에서도 높은 위치에 있는 자로 그의 신분도 철저히 숨기면서 테러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루크텔이 ISWAP의 수장이 된 것은 IS 수장 알 바그다디 과 함께 젊은 시절 유학 생활을 같이 했었고 바그다디가 먼저 테러 단체를 만들고 난 뒤 드루크텔을 섭외했다고 한다.

 

내가 알고 싶었던 정보들 보다는 많지 않은 정보 들이었다.

 

내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인가?

 

내가 원하는 시점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조금은 답답한 상황이었다.

 

3명의 능력을 잘 활용해서 이번 테러를 막아야만 했다.

 

"수지, 로버트"

 

"우리가 가진 정보와 함께 서로의 능력을 활용해서 테러를 막아야만 합니다."

 

"우리가 A팀 소속이 되게 된 이유들이 각자 말도 안 되는 능력을 활용해서 크 나 큰 재앙을 막으려는 UN 본부의 큰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지, 이번 임무에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은 당신이에요."

 

"테러 준비를 완벽히 하기 전에 화학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을 찾아내어 조사단장님께 보고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거 같습니다."

 

우리의 특이한 능력들은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서로의 능력들을 잘 보완한다면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완벽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화학 무기를 제조하는 데는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현재로서는 수지를 통해서 화학 무기를 정제할 수 있는 시설에서의 위험도를 감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로버트의 능력을 활용해 그 소녀의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만약 소녀가 죽은 자라면 그리고 로버트에게 말을 건다면 드루크텔이 딸을 잃은 슬픔이 분노로 변해 테러 단체의 수장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나의 능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 깊은 생각들이 들었다. 이전에는 '알루주에 바이알자만' 이 말을 쉽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신중히 질 수밖에 없다.

 

이전에는 나의 과거의 어느 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갔었다. 그 시점들이 내가 간절히 원했기에 그 시간으로 돌아갔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현재로서는 완벽함이 없다.

 

그리고 접점이 없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 같은 시간으로 뒤돌아 간 적도 없다.

 

완벽한 능력이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A팀 임무를 수행 하기 시작하면서 소녀를 만나게 되었다면, 나는 소녀에게 물었을 것이다.

 

아니면 소녀도 나를 통해서 당신의 아버지에게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직은 모든 것이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지금 현재 드루크텔이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일단 테러가 일어나지 않도록 그를 계속 감시하면서 접촉을 시도해 봐야 할 것 같다.

 

긴장을 끈을 놓으면 안 된다고 나 스스로에게 암시하였다.

 

A팀이 아니더라도 여러 나라의 정보기관들은 첩보 활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프랑스 정보 중앙국(DCRI)이 가장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상이 그들 국가인 관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또한 수지도 프랑스 국적이다. 본인의 나라와 관련된 일인 만큼 수지 또한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나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

 

A팀도 완벽하지는 않다. 나는 아직 군인 신분이지만 수지는 그렇지 않다.

 

상황에 따라서는 수지가 위험에 처했을 경우 보호가 필요할 수도 있다.

 

로버트는 본인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하는 임무는 위험도가 높다. 우리는 테러 단체의 표적이 될 수 있고, 제거 대상이 될 수도 있다.

 

UN 본부로 들어가서 A팀 활동의 안전성을 보장받아야 할 필요성을 실감했다.

 

"수지, 로버트"

 

"나는 UN 본부에 다녀오겠습니다. 당신들은 최대한 안정하게 임무 수행을 하면서 정보 수집과 감시 정도만 하시길 바랍니다. “

 

 

 

 

 

8회 시간 여행자

 

 

 

나는 UN 본부로 들어가서 현재까지의 상황에 대해서 브리핑했다.

 

단장님이신 김 대령님은 묵묵히 듣고만 계셨다.

 

"손팀장!"

 

""

 

"그래, A팀은 UN 소속의 특별 조사단에 속해 있지만 특수작전을 할 수 있거나 위험도 높은 임무를 할 수 있는 인원 구성은 아니지."

 

"테러 조직들을 조사하는 것은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 맞아."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팀장이 원하는 팀의 구성원들이 군인들이 더 많기는 바라는 것인가?"

 

"A팀의 구성이 빨리 갖춰 지길 바랍니다."

 

"그래, UN에서는 A팀을 만들면서 테러 방지를 위해서 만들려고 했지. 그런데 A팀의 구성원들이 각 나라의 기밀 사항을 많이 알고 있는 인원들 인지라 각자의 이익이 상충해서 소집이 원활하지 않다네."

 

"처음부터 A팀에 지원한 경우라면 몰라도 완벽한 구성을 이루는 것은 쉽지 않아."

 

"그러면 A팀이 작전을 할 수 있는 1팀과 지원하는 2팀으로 나누어 구성하고, 1팀에는 각국의 전역한 특수요원이나 용병을 지원받는 것은 어떨까요?"

 

"경우에 따라서는 1팀이 2팀의 경호를 책임지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손팀장"

 

""

 

"생각은 해 보겠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알 드루크텔이 저에게 비둘기 목걸이를 준 소녀의 아버지였습니다."

 

"만약 저의 앞에 나타났던 소녀가 죽은 아이였다면, 드루크텔이 테러 조직활동은 복수심에 의한 것 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그 소녀의 행방을 확실히 알아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알았네."

 

"감사합니다."

 

아직 모든 것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A팀 구성이 빠른 시간 안에 된다는 보장도 없다.

 

UN 평화 유지군은 명목상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일 수 있으나 각 국의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는 자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럴 수 있다.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아직은 특전사령부 소속 군인이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러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일어나고 있고 그 대상도 군인이 아닌 민간인들이다.

 

일단 나이지리아로 돌아가 임무 수행을 하는 것 이외에는 내가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았다.

 

나이지리아로 돌아가기 전 단장님께서 나에게 오래된 책을 한 권 주셨다.

 

시간이 날 때 한번 읽어 보라고 주셨는데, 어쩌면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책의 내용은 몇 천 년 전의 영웅들의 관한 내용이었다.

 

왜 이런 책을 나에게 주셨을까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 같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책 내용 중간에 나와 비슷한 내용의 인물이 등장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능력을 가진 영웅의 이야기.

 

그 영웅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넘나 들면서 시간 여행을 할 뿐, 그 이상의 무엇 인가를 하지는 않았다.

 

단지 시간 여행자일 뿐.

 

하지만 그 책의 내용이 놀라울 뿐이었다.

 

몇 천 년 전에 쓰인 책인데, 지금의 상황들, 그리고 앞으로의 상황들을 묘사하고 있었다.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었지만 세계 역사에 큰 사건들을 묘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영웅은 '피스토 크로노'를 외치며 과거와 미래를 여행했다.

 

시간 여행자들은 언제나 있었다.

 

 

 

9회 선택의 시간

 

 

과거에서부터 시간 여행자들은 계속 존재했었고, 과거의 역사속에서 시간여행자들은 많이 티나지 않게 역사를 조금씩 바꾸어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책에는 시간을 거슬러 가는 방법이라고는 나와 비슷한 방법으로 외침을 할 뿐, 더 자세한 서술은 없었다.

 

내가 임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원하는 시점으로 이동 할 수 있는 것과 미래의 시점으로 이동 할 수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

 

만약 테러를 일으키는 자들의 과거로 가서 그들이 테러 집단을 만드는 것 조차 못 하게 한다면 좋을 것이다.

 

아니면 현재로부터 미래의 어느 시점에 테러가 일어 나는지를 알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에는 무수히 많은 테러 단체, 괴 무장 단체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 모든 것들을 다 해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상 가장 큰 테러 정도는 막을 수 있다면 큰 희생을 치르지 않을 수 있다면...

 

당장 드루크텔이 프랑스에 화학무기를 이용해서 테러를 일으키는 시점을 안 다면 미리 대비 할 수 있을 텐데, 지금 나의 능력은 너무 보잘 것이 없다.

 

그 고서적을 몇 번이나 읽어 보았다. 그리고 그 책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영웅들이 많이 등장하였다.

 

소설 같은 이야기였지만, 정말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A팀에 그런 수많은 영웅들이 빨리 모여지기를 맘 속으로 바라고 또 바라고 있었다.

 

나이지리아에 도착 해 수지,로버트, 3명은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수지, 로버트와 나는 어느 정도 특수 훈련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만약의 경우가 발생 한다면 우리는 수지를 보호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 같이 있으면서 임무를 수행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로버트는 로버트데로의 임무를 위해 정보 수집을 활동을 할 것이고, 나는 본부의 새로운 임무들이 내려온다면 그것을 준비 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현재로서는 프랑스에 화학 무기 테러를 언제 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수지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 저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요. 그리고 현재 임무는 몇 달 전부터 어느 정도의 위험도가 느껴 졌기에 자원 한 것도 있습니다."

 

"네 그렇군요, 로버트는 A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지난 번에 말씀을 드리긴 했지만, 저는 임무 수행 중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난 뒤 죽은 자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많은 죽은 자들과 이야기를 했습니다.테러 현장에서 죽은 사람들의 유품을 만졌을 때 그들의 목소리들은 끔직했습니다. 죽어 가는 순간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미칠것만 같았습니다."

 

"하루에 수백 수 천명씩 이유없이 죽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상황들이 일어 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수지와 로버트는 A팀 활동 하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 들이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UN 본부에서 들은 바를 전해 주었다. 각 국의 이해득실이 다른 관계로 A팀의 다른 요원들이 소집되는 것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과 A팀에 경호 및 작전 임무를 수행 할 수 있는 인원들을 자원 받겠다는 내용.

 

그리고 수지 또한 죽음의 끝까지 간 적이 있었다고 한다. 화학 실험 도중 폭발로 인해 정신을 잃고 난 뒤 능력이 생겼다고 한다.

 

나 또한 죽음의 문턱을 경험 하지 않았나?

 

그래 우리는 어찌보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알루주에 바이알자만"

 

나는 낯선 공간에 와 있었다.

 

월드컵 예선 프랑스와 포루투갈의 경기 당일.

 

경기장에서는 수 만명이 모이고 있었다.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등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축구에 진심인 나라들이 많다.

 

그런데, 왜 지금 나는 프랑스로 와 있는 것일까?

 

시간을 거슬러 왔다.

 

그 순간 수 만명이 밀집 된 축구장에 폭발이 일어 났다. 아주 큰 폭발은 아니었지만 수백명의 축구를 응원하는 프랑스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수천명의 사람들이 갑자기 쓰러져 갔다.

 

화학무기 테러였다.

 

나는 미래로 와 있었다.

 

테러가 발생하는 시점은 프랑스와 포루투갈 예선 축구 예선 휘술이 울리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 날 테러로 인해, 축구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하지만 테러에 대한 방비는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협상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인가?

 

나는 다시 수지와 로버트와 이야기 하고 있던 시간으로 돌아 왔다.

 

불과 몇 분이었다. 미래로 간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10회 시간은 흘러간다.

 

 

테러는 일어났다.

 

A팀의 임무는 실패했다는 반증이었다.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라도 테러는 막아야만 한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1, 미래로 간 것이 맞다면 1년 후 월드컵 예선 테러는 일어난다.

 

하지만 그 테러가 드루크텔이 일으켰다는 보장은 없다.

 

테러를 일으킨 게 누군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했다. 지금은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제 "알루주에 바이알자만" 외쳐 과거로 가는 것보다 미래로 가야만 한다. 빠른 시간에 미래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수지, 로버트와 대책을 논의를 시작했다.

 

"프랑스에 테러가 일어 난 시간으로 거슬러 갔다 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나 처참했습니다. 오랜 시간 머물러 있지 않고 몇 분만 있었기에 어떻게 발생했고, 누가 그랬지 확인은 못 하고 되돌아왔습니다."

 

"이제 1년 뒤 월드컵 예선 프랑스 경기가 열리는 시간과 경기장까지는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본 것들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테러를 막지 못한 것입니다."

 

"수지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 장소에 수지가 있었다면 테러를 막을 수 있었을까요?"

 

"그 시각과 장소가 맞다면 테러가 발생하지 못하도록 사전 입장 시 검사하고 주변 일대를 철저히 검문하면 테러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의 반경 안에서라면 위험도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로버트는 어떻게 생각해요?"

 

"일단 테러가 일어났다는 것은 우리가 철저히 막지 못했거나, 아니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의 수도 있군요."

 

"저는 미래로의 시간 여행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실 어떻게 미래로 가게 되었는지도 아직 까지 잘 모르겠어요"

 

"미래로 가는 방법만 확실히 알 수 있다면 테러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수지의 표정이 회의를 시작하면서부터 좋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 자신의 조국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편치 않을 것이다.

 

"지금 상황으로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인가요? 지금 나이지리아에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맞을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수지의 말도 일리가 있다. 아직 우리의 정보가 너무 부족한 상태이고, UN본부에서는 드루크텔에 대한 감시와 협상을 멈추라는 지시는 없었다.

 

지금 우리가 임무 하달받은 것은 알 드루크텔과의 협상이었다.

 

그리고 테러는 세계의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다. 테러뿐만 아니다 전쟁도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그 모든 것에 관여할 수는 없다. 그러기엔 우리의 능력치가 정보, 모든 것이 한정적이다.

 

그리고 우리는 실전에서 정보와 첩보 수집, 협상을 할 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로버트, 당신은 아직 CIA의 윗 선과 교류를 하고 있나요?"

 

"네 제가 비록 CIA를 나왔지만 제가 알고 있는 정보들이 많고 UNCIA를 연결하는 역할도 하고 있으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CIA 고위 간부들이나 국장급과 이야기할 수 있을 까요?"

 

"물론 UN 본부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게 맞지만, 아직 전 세계의 정보와 전쟁 등 실제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CAI 측과 연결되고 미국 결정권자에게 까지 지금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쩌면 테러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 그래요. 노력은 해 보겠습니다. 하자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테러에 관한 정보에 관심을 가져 줄까 싶습니다."

 

"우리에게 시간은 1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도 11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조바심도 나고 분명 테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 천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는 테러가 발생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A팀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테러를 막을 수 있는 조금의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테러가 잘 못 된 것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내가 본 것은 너무 생생 했습니다. 누군가는 믿지 못할 것입니다. 제가 시간을 거슬러 갔다 왔다는 것을요."

 

"그래서 CIA 고위직과 만남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시간을 거슬러 갔다 온다면 나의 말을 믿어 주지 않을까요?"

 

"그리고 A팀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저 또한 군인 신분으로 불과 1년여만 있으면 한국에서 전역을 해야 합니다."

 

"계속 제가 군인 신분으로서 A팀을 이끌지에 대한 장담도 못 합니다. 지금 저의 1가지 목표는 월드컵 예선 프랑스 경기에 테러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의지는 너무나 확고했다.

 

대학생 시절 911 테러 장면을 티비로 봤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장면이었다.

 

2001911일 발생한 미국 뉴욕의 110층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에 대한 항공기 동시 다발 자살테러 사건.

 

이 세기의 테러로 인해 90여 개국 2,8003,500여 명의 무고한 사람이 생명을 잃었다.

 

이후부터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오사마 빈 라덴 등 모든 테러 조직 및 단체에 대한 보복을 감행했다.

 

자국민이 아무 이유 없이 죽어가는 장면을 눈앞에서 본 국민들의 분노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정치가나 군인들 또한 평화롭게 해결하려고 한다면 말이 안 되었다.

 

언제나 테러나 전쟁 등은 보복에 의해 일어나고 있었다. 단순한 사건으로 인해 세계 1차 대전이 발생하였다.

 

만약 또다시 911 테러 이상의 테러를 자행한다면 전면전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스포츠에 대해서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전쟁을 잊고 오로지 스포츠로 전쟁을 한다.

 

그런데 월드컵 예선을 하는데 테러를 일으킨 다면 그것은 전쟁을 하겠다는 것을 선포하는 것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테러나 평화에 대해서 관심이 없을 때는 몰랐던 사실들...

 

그리고 군복을 입고 파병을 가면서 우리나라 이외의 상황들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실상들.

 

그냥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누군가의 아버지고 아들이고 딸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에 모든 것이 달라져 버린 현실들.

 

나는 지금 테러를 막기 이전에 그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지켜 주고 싶다.

 

 

 

 

 

 

 

11회 새로운 임무

 

 

앞으로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테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과거와 미래로 시간을 거슬러 가는 방법을 확실히 찾아야만 한다.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부터는 나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라도 테러를 막을 것이다.

 

프랑스에 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모든 테러 조직과 인원들을 점검할 것이다. 단 한 번의 실수는 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대령 님이 주신 책을 다시 읽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영웅이 과거와 미래 여행을 할 때의 말을 되뇌었다.

 

'피스토 크로노'

 

나는 소녀로부터 '알루주에 바이알자만'라는 말을 전달받았다.

 

시간을 거스르는 능력자들은 분명 나와 같은 시간에서 나와 마주쳤을지도 모른다.

 

서로 알지 못했을 뿐이다. 나보다 먼저 시간을 거스렀던 사람들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 일 것이다.

 

어떠한 주문일까? 말을 하고 시간을 거스르기 시작하게 되었고, 나는 소녀로부터 말을 전달받았다.

 

누군가에 의해 전달받은 것일까?

 

많은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다.

 

UN 본부로 가서 단장님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책을 주었던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보았던 테러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의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UN 본부에 도착했을 때 단장님은 특별 조사단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특별조사단의 회의 내용은 테러 방지에 대한 논의였다.

 

회의가 끝나고 나는 단장님에게 보고했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월드컵 프랑스 경기 중에 테러가 발생할 것을 미래로 가서 보고 왔다는 내용.

 

그리고 로버트를 통해서 CIA와 접촉을 할 것이다라는 내용 등등

 

"손팀장, 실제로 테러가 발생한다면 끔찍한 일이네. 하지만 이 일을 믿어 줄 수 있을지가 중요하네."

 

", 그렇습니다. 머물러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 확실한 배후가 어디였을지 밝혀내어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네의 생각은 어떠한가?"

 

"저는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또 다른 테러조직이나 단체, 인물에 대해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좋아, 자네가 미래로 갈 수 있게 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네 사실 불안합니다. 저의 행동, 결정으로 인해 미래가 바뀌게 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테러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은 앞뒤 생각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일반 사람들에게 일으키는 테러는 더더욱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좋은 생각이야. 그럼 A팀을 자네가 요청대로 소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네. 그리고 당장 중요한 임무가 생겼네."

 

"내일 소말리아로 가 주길 바라네. 소말리아 해적 문제는 아주 심각한 것을 자네도 알고 있지?"

 

"네 알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마부노호 소말리아 피랍 사건 이후 오히려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하는 피랍을 시도하는 소말리아 해적들이 늘어나고 있다네. 이 일은 우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일이니 사태 파악을 잘해 주길 바라네."

 

"지금 피랍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그 실상을 직접 조사하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단장님 저에게 서적을 주셨는데, 책의 내용에 저와 비슷한 능력을 사용했던 영웅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가 사실인가요? 저에게 이 책을 주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수천 년 인류 역사 속에서 얼마나 다양한 일들이 있었겠나, 그 일은 사실 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 그리고 자네도 역시 시간 여행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여쭤 봅니다. 제가 시간 여행을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테러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확실하게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게."

 

"저는 마음이 너무 급합니다. 미래를 바꿔서라도 사람들이 죽는 것을 막고 싶습니다."

 

"자네 마음은 알겠으나, 자네가 모든 것을 어떻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게."

 

"어떠한 일들은 언제나 원인 결과가 있는 것이네. 때로는 기다리는 것이 답일 수도 있다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바로 소말리아로 출발하겠습니다."

 

"그래, 아마 거기에서 자네를 반겨 주는 사람이 있을 거야."

 

"네 알겠습니다.“

 

 

 

 

 

12회 죽음

 

 

 

소말리아로 떠나 기 전에 팀원들에게 여러 가지 일들을 전달해 주고 싶었지만 만날 수는 없었다.

 

그곳의 상황이 지금은 좀 더 심각한 상황일 수 있고, 우리나라와 연관성이 더 큰 이슈였기 때문에 바로 소말리아로 향했다.

 

팀원들과는 전화로만 통화를 하고 당분간 일을 부탁하기로 했다.

 

내가 본 것이 사실이라면 아직 시간은 있다. 단장님의 말대로 조급해하지 말자고 나 스스로를 위로했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내전이 몇십 년째 지속되면서 소말리아 국내 경제는 완전히 붕괴해버렸다. 내전으로 초토화된 나라에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 모든 것이 돌아가지 않은 상황에 정부 관료들마저 부패해 해적들과 결탁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나는 소말리아 모가디슈로 향했다. 오랜 내전으로 인해 황폐함이 느껴졌다.

 

전쟁의 참상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른도 먹을 것을 먹지 못해 몸이 삐쩍 말라버리는 상황이다 보니 아이들은 더 처참한 상황이었다.

 

구호물자를 일부 가지고 가서 나누어 주었지만, 너무 턱 없이 부족했다.

 

전쟁은 왜 일어나야만 했나? 게다가 같은 민족끼리의 내전

 

사람의 욕심 때문이었을까? 우리나라는 아직 휴전 상태이고, 전쟁 이후에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 탓에 굶어 죽는 사람이 생기진 않지만 아직 북한의 상황은 다르다. 수천 명의 아이들이 먹지 못해 죽어 나가고 있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지만 먹지 못해 죽는 것은 얼마나 처참한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정말 오지 않는 것일까?

 

내가 미래로 가서 본 프랑스 테러보다 오히려 소말리아의 상황이 더 심각하게 느껴졌다.

 

먹지 못 해 죽어가는 사람들.

 

소말리아 해적들의 동태를 살피는 것보다 이곳의 실상을 UN에 보고한 후 인도적 지원을 바라는 것이 더 시급하게 느껴졌다.

 

소말리아에는 한국 대사관이 없다. 91년 이후 철수 한 뒤 0612월 말부터는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되어 한국 교포들도 없는 실정이다.

 

그곳에서 나를 반겨주는 이는 이현정 대위였다.

 

이 대위는 레바논 파병 시 같이 근무했던 공병 소속 장교였다.

 

UN군 소속으로 소말리아에 공병 지원 활동을 하고 있었다.

 

소말리아에 먹을 것도 문제지만 식수가 더 문제인 관계로 공병대가 우물을 만들어 주는 작업을 해 주고 있었다.

 

"안녕, 이대위"

 

"반가워! 손대위, 잘 지냈지?"

 

"그러게 같이 레바논에서 근무했었는데, 여기서 보니 반갑네."

 

"이대위도 파병 복귀하고 바로 UN 소속으로 공병 지원 나온 거야?"

 

"그렇게 되었어. UN군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 좋은 경력이 될 수 있으니까"

 

"그래, 그런데 여기 상황이 정말 심각하네. 생각했던 거 이상으로..."

 

"그래, 나도 여기에 오자마자 눈물을 흘렸어. 레바논에서 상황보다 더 심각해서..."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죽어 가는 사람이 하루에도 수백 명이 넘어."

 

"게다가... 그 죽은 사람들을 그냥 길거리에 방치하기까지 해!"

 

나는 말을 이어 갈 수 없었다. 실제로 시체가 썩어 가는 것을 주위에서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우물을 파는 것도 일이지만, 시체를 묻어 주는 것도 같이 하고 있어. 시체가 썩어 우물을 판 곳으로 흘러들어가지 않을까 해서, 그러면 그 우물은 먹지도 못하게 되니까."

 

정말이지 처참했다.

 

죽음이 이렇게 처참했다.

 

먹지 못 해 죽었는데...

 

산 사람은 살아야겠지만, 그마저도 힘든 상황.

 

전쟁이 이들의 삶을 처참하게 했다.

 

그러나 그들은 웃고 있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웃고 있었다.

 

"이 대위 나는 소말리아 해적 동태를 파악하러 왔는데, 당분간 도와줄게!"

 

"그래, 고마워. 아무래도 일손이 부족했었는데..."

 

"UN 본부에 보고해서 더 많은 지원을 요청할 수는 없을까? 이런 상황을 직접 보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을 많이 못 해주는 이유가 있을까?"

 

이 대위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사실 그녀도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저 먼 타국에서 바라봤을 때는 나의 일이 아니라서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지만 직접 보고 겪게 되면 슬프다 못해 분노가 치밀어 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만 하자!"

 

"그래, 손대위"

 

나는 이대위와 함께 며칠 동안 우물 만드는 작업과 시체를 치우고 묻어 주는 일을 병행해 나갔다.

 

시체를 묻어 주는 일이 마무리되어 갈 때쯤, 모가디슈 외곽 지역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는 말을 이대위에게 전달받았다.

 

그것은 내가 레바논에서 정신을 잃었을 때 보았던 펜던트와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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